형님께 보내는 마음. js*****2018.09.18

형님, 막내동서에요.
저와는 한 살 터울이지만 넉넉한 마음씀씀이가 마치 엄마 같아 언제나 형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해진답니다.
기억나세요? 제가 결혼하지 전 며느리 감으로 저를 반대하던 시어머니의 마음을 풀기 위해 저 혼자 거의 한 달 동안 매일 시댁에 찾아갔던 일을, 저는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꿇어 앉아 눈길조차 주지 않는 시어머니께 눈물을 흐리며 죄송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 하곤 했었어요. 그렇게 하고나서 집을 나설 때면 두 다리가 휘청거리곤 했었어요. 그 때 형님만이 저를 응원해주셨어요. 안타까운 눈길로 저를 바라보시며 그저 어깨를 토닥여주셨던....... 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제가 형님을 좋아하게 되었던 때가.
“그동안 좋지 않았던 기억은 모두 지우고 이제부터는 식구가 되었으니 잘
해봐요. 나도 많이 도와줄게요.“
제 손을 꼭 잡고 하셨던 말씀처럼 형님은 아무 것도 모르는 저에게 차근차근 가르쳐주셨어요. 그런 형님의 넉넉한 그늘 덕분에 저도 잘 해나갈 수 있었답니다.
애들 아빠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모든 것을 내 놓고 한창 힘들 때 형님은 저에게 돌아가신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느닷없이 집으로 찾아와 장을 봐온 것들을 주시기도 하고, 아이들 등록금도 선뜻 내주시기도 하고, 저를 불러내어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별 다른 말씀 없이 제 손을 꼭 잡아주시는 것으로 마음을 보여주셨어요.
“힘들어 죽을 것만 같으면 두 눈 질끈 감고 버티어내 봐. 그러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야. 서방님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고 아이들도 잘 자라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그러니 좀 웃어.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형님 말씀에 힘을 얻어 어렵고 힘든 시간을 잘 버티어냈던 것 같아요.
형님, 그동안 제가 받은 고마움에 저도 보답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마음뿐이랍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늘 형님을 위해 빌고 있어요.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저도 언젠가는 형님과 마주하며 옛날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 날이 빨리 오기를.......이번 추석에는 달님께 빌어야겠어요. 형님의 건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