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하는 날까지 dm********2018.09.03

비가 내리는 밤입니다. 저는 이제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이 글을 씁니다. 아이들은 교육이 끝나서 큰아이는 직장을 다니고 둘째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10년 넘게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쉰지 5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이들 단도리도 못하고 아이들보다 더 일찍 나가기도 했고 그래서 가슴 아픈적도 많았고, 퇴근해서는 정신없이 밥을 해서 먹어야만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제일 소원이 잠을 한 번 실컷 자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아마도 모든 워킹맘들이 다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쉬면 제일 먼저 뭐를 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답니다. '운동을 많이 해야지' 아니 한번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는데 '여행을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중국여행을 미리 예약해 놓기도 했었죠. 아니면 좋아하는 '책을 실컷 봐야지' '집 옆 도서관을 열심히 다녀야지'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야지' '사찰 여행을 떠나야지' '아니면 국내 여행이라고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었죠. 하지만 모든 계획은 그냥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지켜지는 것은 매일 운동하기, 그리고 매일 뭐 하나씩 버리기, 그동안 못했던 구석구석 청소하기, 그리고 책 읽기는 여전히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늦잠도 못자고 습관처럼 일어나더니 지금은 늦잠도 어어없이 자버리곤 합니다. 쉬면서 제일 좋은 것은 어디를 급히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무료함도 찾아오기도 하지만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하고요. 하루종일 집안일로 지치기고 하고 부엌에서 퇴근을 못할때도 있지만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서 좋고, 밥 때에 밥을 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하지만, 항상 다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가끔 벼룩시장을 살펴보다가 이런 글쓰기가 있는지도 알게 되었지요. 지금은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도 다 일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아직 일을 놓기에는 젊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다시 배워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구요. 가끔은 출근 할 때의 활력소는 사리지고 없는 것 같아서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갱년기로 몸도 아프기고 했고요. 눈이 점점 나빠지기도 합니다. 민첩성은 진즉에 떨어졌고요. 누가 나이 많은 사람을 직원으로 쓸까 하는 현실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나이 많으면 많은대로 할일이 어디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젊었을적에는 50이 넘으면 잘 살아질 줄 알았답니다 바보같이 그래서 50이든 60이든 사람은 계속 배워야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는 열심히 쉬고 다시 직장에 나가고 싶은 구직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