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친정부모님과 휴가를 보낼 설레임.. dm********2018.06.25

항상 젊고 강하실거라 생각했던 친정부모님께서 일흔을 넘으시면서,부쩍 기력과 몸이 약해지신걸
느끼게 되었다.누구보다 건강하나는 자신있다고 여겼던 아빠도 지난해 다리 수술을 하신후로는
쩔뚝절뚝 걸으시는 모습을 뵙때마다 세월이기는 장사없구나!라는 말을 실감할수 있다.친구분들도
하나둘씩 떠나시는 걸 보니,효도는 따로 있는게 아니고 건강하실때 한번 더 찾아뵙고 한번 더
안부전화를 드리는게 효도인것 같다.

그 연세에도 농사 욕심이 많으셔서 벼농사며,상추,고추,포도,이것 저것을 하시면서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기는 커녕 오히려 자식들 큰일이 있을때마다 거금을 내 놓으신다.어쩜 이렇게 부모님께서
뒷받침을 해주셨기에 자식들이 일찍 자리를 잡을수 있었던 계기가 아닌가 싶다.

해마다 여름휴가는 우리 가족끼리 다녔다.휴가를 다니다보면,부모님과 함께 오는 다른 가족들이
부럽고 나는 언제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다닐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많았다.농사일을 하느라
겨울이 되어야 한가하시기에 말씀조차 드리지 못한 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언제부터 그렇게 효녀가 되었냐며˝우스갯 소리를 하면서,그럼 이번 휴가는 처가 근처에 가서
며칠은 힘들겠지만 하루라도 부모님을 모시고 휴가를 보내자고 남편이 말을 했다.어찌나 남편에게
고맙던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때 시골을 갈테니 하루정도는 농사일을 쉬시라고 말씀을 드리니
˝아이고,농사짓는 사람이 휴가가 어딨니?´˝말씀을 하셨지만 하루정도 시간을 내신다고
하신걸 보니 엄마도 내심 자식들에게 서운하셨나보다.왜 진작 부모님께 같이 다니자고 말을
안 했는지 후회스럽기만 하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만 하다.엄마가 좋아하시는 콩국수에 아빠가 좋아하시는 막걸리 한잔을 같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낼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앞으로,
자주는 아니겠지만 살아계실때 부모님과 함께 여행도 다니면서 보내고 싶다.이 여행이 앞으로 몇년이
더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오늘도 나는 이렇게 에어컨 나오는 빵빵이 나오는 곳에서 편히 일을 하는데,부모님은 이 한낮 더위
속에도 한시도 쉬지 않으시고 하우스에서 상추를 포도밭에서 일을 하실거다.이젠 그만 하시고
쉬시면 좋을련만...아직 일을 할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부모님 말씀에 차마 말릴수는 없다.
엄마,아빠 고맙고 사랑합니다.언제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