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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단청 같고, 시(詩) 같은 경기 여주 2018.08.29

 

 

 

여주는 평양의 대동강과 춘천의 소양강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강촌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 그만큼 남한강을 둘러싼 여주의 풍경이 곱다. 고려의 문신 목은 이색이 여주를 일러 ‘반은 단청 같고 반은 시와 같다’고 극찬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볼거리까지 많아 금상첨화다.

 

 

시간 품은 강을 따라

 

여주를 흐르는 강은 곱기로 소문이 났다. 이름 하여 ‘여강’이다. 금강이 부여를 지나면서 백마강이 되듯, 남한강은 여주에서 여강이란 이름을 얻었다. ‘검은 말(驪)을 닮은 강(江)’이라는 뜻으로, 남한강의 물길 중 여주를 휘감아 도는 40여km 구간을 말한다. 예부터 서울에서 멀지 않고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시인묵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강이다. 여강은 조선시대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다. 조선 4대 나루터였던 이포나루, 조포나루, 광나루, 마포나루 중 이포와 조포가 여주에 있었다. 물산이 모이고 흩어지는 곳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강을 즐기는 방법도 다채로웠다.
먼저 파사성을 올라보자. 파사성은 파사산의 능선을 따라 쌓은 삼국시대 석축산성이다. 용트림하듯 여강을 향해 구불구불 흐르는 성곽 뒤로 여강 푸른 물길이 유유히 흐른다. 물길이 막히는 곳 하나 없이 탁 트여 있는데다 석성과 숲, 강이 잘 어울려 경치로는 여주 제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주차장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불과 860m라는 점이다. 오르는 수고로움에 비해 누리는 호사가 매우 커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다. 파사성이 멀리서 강을 바라보는 곳이라면 신륵사와 황포돛배는 가까이에서 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중 신륵사는 여강이 크게 휘어지는 강변 위에 터를 잡고 있다. 미끈하고 아름다운 여강이 앞마당인 셈이다. 특히 강월헌에서 굽어보는 여강의 풍치가 압권이다. 암반 위에 세워진 정자각인 강월헌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으면 시원한 강바람이 몸으로 든다.
최근에는 ‘여강길’과 ‘보 투어’도 인기다. ‘여강길’은 여주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며 걸을 수 있는 도보 길로, 4개 코스 총 연장 3957km로 조성돼 있다. 각 코스 당 대략 7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이라면 ‘남한강 자전거길’ 중 여주 구간을 시원하게 달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비상하는 백로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포보에서 측우기 형상을 한 여주보, 그리고 남한강 최상류에 있는 강천보까지를 잇는 편도 24.4km 길로, 강변을 따라 쉬며 놀며 달리는 맛이 그만이다.

 

 

왕릉과 한옥도 녹음 속

 

우리나라에서 조선 왕실과 관련된 유적은 대부분 서울에 있다. 하지만 여주에도 조선 왕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영녕릉과 명성황후 생가 터이다. 영녕릉은 세종대왕의 릉인 영릉(英陵)과 효종대왕의 릉인 영릉(寧陵)을 합쳐 부르는 것으로, 원래는 도성 100리 안에 있었으나 풍수지리적인 이유로 여주로 옮겨 왔다. 특히 조선 최고의 성군이라 불리는 세종대왕과 그의 비 소헌왕후가 함께 잠든 영릉은 조선 왕릉 중에서도 으뜸가는 명당으로 꼽힌다. 그 덕분에 조선의 역사가 100년은 더 연장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세종대왕릉은 또 다른 영릉(寧陵)인 효종대왕릉과 이어져 있다. 두 곳 모두 능침 앞까지 올라가 볼 수 있어 조선시대 왕릉의 규모와 형태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효종대왕릉은 효종과 비 인선왕후의 쌍릉이다. 경기도 양주에 있던 능을 1673년에 이전한 것인데, 이곳에서는 해학적인 석호들이 인상적이다.
영녕릉이 왕과 왕비의 사후 공간이라면, 명성황후 생가 터는 왕비가 살아 생활했던 공간이다. 명성황후가 고종의 비로 책봉되기 전까지 살았던 생가가 복원돼 있는데, 명성황후가 태어나 자란 곳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조선시대 중부지방 살림집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금씩 더워지는 초여름엔 이곳의 반질반질한 대청마루가 천국. 잠시 눈을 감고 앉으면 까무룩 잠이 들지도 모를 만큼 바람이 좋다.

 

 

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